군대에서 점호를 마치면 사관실에서 책을 읽곤 했다. 이제까지 그렇듯 제대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고 나이만 먹을 거 같아서 책이라도 많이 읽어두려는 생각에서였다.
거기에서 20대에 꼭 해야 할 일 100가지라는 책을 보았는데 저자는 인생에 꼭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를 만들어 이루어 가라고 했다. 그래서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100년도 안 되는 짧은 인생을 살면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첫째 떠오르는 것이 이것 ‘세계일주!’, 죽기 전에 내가 살고 있는 지구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세계일주라는 타이틀은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우선 대학 졸업 후에 직장을 구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왜냐면 직장인은 1년이나 여행을 떠나기 힘드니까. 나는 무조건 장사다! 다행히 아버지도 장사를 해오셔서 내가 졸업하면 당연히 가족사업을 하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진행이 되었다.
3년간의 장사를 하면서 기회를 봐 오던 중, 드디어 기회다! 인생에 큰 기회가 몇 차례 오는데 그 기회를 알아차리고 준비 해 온 사람만이 쟁취하는 것이다!
해오던 사업이 하향기에 접어들면서 사업을 재투자냐 팔아 버리느냐의 기로에 섰고 무엇보다 내가 이 사업을 계속 하기 싫다는 생각이 많았다. 부모님을 설득해서 사업을 정리하고 결혼전에 꼭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고 했고 설득은 잘 되어서 허락을 받았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건강하시니 나는 이 시간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 뒤로 6개월간의 준비기간, 이 시기를 조심해야 한다. 친구들과 이런 저런 모임과 서울 부산 왔다 갔다 하다 보면 돈을 많이 쓰게 된다. 차라리 그때, 현재 모은 돈을 여행 동안에 어떻게 굴릴지에 대한 궁리를 하는 것이 좋다.
볼리비아에서 만난 인상 좋은 미국친구는 금에 투자를 해서 재미를 톡톡히 보는 듯 했다. 그 친구말로는 1년의 여행이 투자를 잘하면 2년이 되는 거라고. 하지만 어딘가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나처럼 겁 없이 주식 해보려다 100만원을 말아 먹은 사람은 더욱 소심해진다.
난 그냥 은행권에 적금을 걸어둬서 한 달에 6만원 정도 받아쓰는 걸로 만족하고 있었다. 6개월이 넘어 여행이 길어지면서 돈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서야 신경 써서 재테크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이 글을 보는 이들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시지 마시고 준비를 잘 하시길 바란다.
어떻든 돈은 다시 정신차려 열심히 벌면 되는 것이고 나는 떠나련다. 나의 꿈을 위하여! 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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